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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데리고 비행기 타기. 준비&실전 (캐나다 주 이동) #3우리 집 야옹이 2020. 11. 24. 20:08
한국에서 캐나다로 올 때의 상황이 궁금하시다면, 앞선 포스팅을 보시기를!
반려동물 데리고 비행기 타기. 준비&실전 (한국 - 캐나다) #1
한국에서 캐나다로 올 때, 10살 된 우리 고양이 두 마리도 함께 왔다. 우리 고양이 두 마리는 1년 사이에 총 세 번의 비행을 한 셈인데(1. 인천->토론토(경유) / 2. 토론토->몬트리올, (1년 후) 3. 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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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데리고 비행기 타기. 준비&실전 (한국 - 캐나다) #2
1편은 여기에서. sae32street.tistory.com/4 토론토(경유) / 2. 토론토->몬트리올, (1년 후) 3. 몬트" data-og-host="sae32street.tistory.com" data-og-source-url="https://sae32street.tistory.com/4" data-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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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캐나다 내 이동 편이다.
몬트리올 정착 1년 만에 다시 밴쿠버로 이동하게 되었으니... 우리 고양이들도 함께 가야지.
장거리를 한 번 해봤다고 이번엔 좀 안일하게 생각한 내 잘못이 너무나 컸다.
여러분, 방심이 사람을... 그리고 고양이도 잡습니다 ㅠㅠ
이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1의 내용 중 한국에서 캐나다로 입국할 때 준비해야 할 것들에 대해 말했다.
그 중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때를 위해 필요한 것으로 광견병 항체검사표와 마이크로칩을 언급했는데 여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할까 한다.
마이크로칩은 영구지만, 광견병 항체검사표는 유효기간이 2년이다.
우리가 캐나다에 올 때만 해도, 나는 2년 내에 한국으로 다시 이사갈 계획이 없었고 적어도 고양이들이 무지개다리를 건널 때까지는 캐나다에서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혹시 몰라서 마이크로칩은 이식해왔는데, 매우 잘한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우리가 갔던 몬트리올의 동물병원에선 마이크로칩을 확인하고 진료를 봐주었기 때문!
없었다면 여기에서 이식했을 수도ㅠㅠ
광견병 항체검사는 하지 않고 왔는데, 이거 사실 얼마간 후회했다.
내가 알기론, 캐나다 내에 광견병 항체검사를 진행하는 병원은 없다.
즉, 이 검사를 위해서는 피를 뽑아 냉동으로 미국의 연구실에 보내거나 한국에 보내 검사 결과를 받아야 다시 한국으로 데리고 갈 수 있는 거다.
2년 내에 한국에 돌아갈 예정이 없다면 괜찮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이게 내 생각이었지만, 이번 코로나는 새로운 교훈을 전해주었다. 사람 일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
사실 우리는 밴쿠버로 이사오기 전에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어느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다.
우리는 6월에 비자 연장을 해야만 했는데, 보더가 닫히면서 우리의 비자를 연장할 길이 없었다.
(우리가 받은 비자는 인터넷 연장이 안 되고 꼭! 보더에 가야만 하는 종류였는데 보더가 닫히면서 비자 업무도 중단됐다.)
결국 비자 연장이 안 되면서 자연스레 퇴사를 해야만 했고, 한동안 캐나다 대부분의 회사들은 채용공고에 시민권자, 영주권자 우선이 적혀 있었다.
그렇게 두 달을 쉬다 보니 자연스레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을 했고, 고양이 광견병 항체검사를 알아보았는데... 미국도 캐나다도 락다운이다 보니, 병원에 방문하는 것도 미니멈 2주에서 한 달.
그렇게 항체 검사를 위해 미국의 연구실에 채혈한 걸 보내도 한 달.
한국으로 급하게 보내서 받는다고 해도 한 달.
넉넉하게 두 달은 필요한 일이었고 금액도 장난이 아니었다.
결국 필요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사람 일 모르니 항체검사를 하고 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며 마음 졸이던 걸 잊을 수가 없다.
이 글을 읽고 고양이를 데려오실 분들은 나와 같은 이런 케이스도 보시고, 잘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그럼, 다시 몬트리올에서 밴쿠버로 넘어오던 그날의 이야기.
코로나 때문에 공항에 사람이 없다고 들어서 굉장히 촉박하게 이동했다.
고양이들이 가능한 한 외부에서 적게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 내 불찰이었어!
여기서 팁 하나.
혹시 고양이가 두 마리 이상이고, 사람 캐리어가 두 개 이상이라면 꼭 우버 두 대 불러서 한 대는 짐 싫고 한 대는 고양이 데리고 타세요.
안 그러면 길거리에서 시간 다 보냅니다ㅠ
(제가 그랬습니다... 한 대만 불렀다가 다 못 싣는다고 해서 짐 먼저 보내고 다른 차 부르느라 20분 소요...)
팁 둘.
시간 넉넉하게 가세요.
여기는 한국이 아니더라고요. 뭐든, 느긋하게 처리됩니다. 급한 건 내 사정일뿐.
준비&실전 #2에서 썼던 카고를 뒤덮는 천은 공항에서 무자비하게 다 뜯겨버렸다.
어떤 지상 승무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 직원은 (가뜩이나 시간도 촉박한데) 그 천 때문에 고양이들이 숨을 못 쉴 거 같다며 (아니, 왜?) 다 뜯으라고 했다.
항변하려고 했지만, 자기가 오케이해도 자기 팀장이 절대 안 된다고 할 거라며...
어쩔 수 없이 다 뜯어냈다.
팁 셋.
케이블 타이로 카고 문 단단하게 봉하세요.
밴쿠버에 도착했을 때, 우리 고양이 중 한 마리가 꼴이 말이 아니었다.
마치 잿더미에서 뒹군 것 같은 모양새였는데... 흰 고양이가 잿빛이 되어서 나왔다 ㅠㅠ
다른 한 마리는 괜찮았는데, 한 마리만 이랬고 너무 더러워서 씻기다 보니 뒷다리에서 핏물이 줄줄 흘렀다.
아무리 생각해도 어떤 부주의로 인해 얘가 도망갔고, 구석에 있던 애를 억지로 잡아 넣지 않았다면 이 정도로 애가 더럽고 다칠 일이 있나, 싶었다.
항공사에 전화해 물어볼까 싶기도 했지만, 그들은 아무 일 없었다고 하면 끝인걸...
잿더미가 된 고양이는 그 후 이틀 간을 이불 속에만 숨어 있었고, (집이 공항이랑 가까워서) 비행기 소리만 들리면 이불 속 더 깊은 곳으로 파고들었다.
케이블 타이로 카고 문을 봉하는 건, 한국에서 캐나다로 입국할 때도 꼭 필요한데... 이번에 내가 방심한 죄다 ㅠㅠ
어쨌든, 이렇게 우리 고양이들은 밴쿠버에 도착했고, 지금은 잘 지내고 있다. 그러니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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